칼로리 제한과 뇌 건강
칼로리 제한과 뇌 건강
  • 이윤아 기자
  • 승인 2020.09.07 13: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식사 칼로리 섭취량을 40% 정도 줄이면, 알츠하이머 등의 신경병성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칼슘 과다로 인한 신경 세포의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Getty Images Bank)
식사 칼로리 섭취량을 40% 정도 줄이면, 알츠하이머 등의 신경병성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칼슘 과다로 인한 신경 세포의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Getty Images Bank)

칼로리 제한이 뇌에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노화 세포(Aging Cell)’ 학술지에 게재된 동물 대상 실험에 따르면, 식사 칼로리 섭취량을 40% 정도 줄이면, 알츠하이머 등의 신경병성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칼슘 과다로 인한 신경 세포의 손상을 예방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동물 종들을 대상으로 했던 다른 연구들 역시 소식은 장수와 연관이 있다고 제시하고 있기는 하지만, 칼로리 제한을 통한 분자 메커니즘(molecular mechanism)으로 질병 예방이 가능하고 수명 연장의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 것은 납득하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바로 이 미스터리의 해결에 도움이 되는 연구 논문이 ‘노화 세포(Aging Cell)’ 학술지에 게재되었으며, 이는 상파울루 FAPESP 연구 협회의 후원을 받은 ‘Redoxoma 생물의학 연구 센터’ 소속 과학자들이 주도했다.

Redoxoma 연구 팀이 실행한 체내 및 체외 실험의 결과에 따르면, 칼로리 섭취량을 40% 줄이면 세포 내의 칼슘 수치가 병리학적으로 높을 경우, 미토콘드리아의 칼슘 보유량이 증가했다. 

이런 상황은 뇌 속에서 알츠하이머 병, 파킨슨 병, 간질 및 뇌졸중 등 각종 신경병성 질환과 연관되는 신경 세포의 사멸 방지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기관으로서, 세포의 에너지를 유지하고 세포의 신진대사를 조절한다.

이 논문의 수석 저자인 이그나시오 아미고(Ignacio Amigo)는 “적게 먹는 것의 장점을 널리 알리려는 것 이상으로, 주요 관심사는 건강 개선을 위해서 칼로리를 지나치게 소비하지 않도록 만드는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되면 다양한 질병의 치료약 개발에 새로운 목표를 설정할 수가 있게 된다.”고 말한다. 

이그나시오 아미고에 따르면, 칼슘은 신경세포들 간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에 참여한다. 하지만 알츠하이머와 다른 신경병성 장애들은 칼슘 이온의 뇌 세포 속으로의 과다한 유입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데, 그 이유는 신경 글루탐산염 수용체(neuronal glutamate receptors)의 과다 활성화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상태를 가리켜 ‘흥분성 독성(excitotoxicity)’이라 부르며, 신경세포에 손상을 가하거나 심지어는 죽일 가능성이 있다. 

‘흥분성 독성’에 대한 칼로리 제한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서, Redoxoma의 과학자들은 두 그룹의 생쥐들을 비교했다. 대조군 동물들에게는 14주간에 걸쳐서 임의로 음식과 물을 제공했으며, 실험 기간이 종료되었을 때 과체중 상태가 되었다. 다른 그룹에게는 동일한 기간 동안에 40%의 칼로리 제한 식단을 제공했다.

칼로리 제한을 통한 분자 메커니즘으로 질병 예방이 가능하고 수명 연장의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한다.(ⓒ Getty Images Bank)
칼로리 제한을 통한 분자 메커니즘으로 질병 예방이 가능하고 수명 연장의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한다.(ⓒ Getty Images Bank)

이그나시오 아미고는 “대조군 생쥐들의 하루 평균 칼로리 소비량을 계산한 다음에, 여타 생쥐들에게는 40%를 적게 제공하였는데, 체중 미달이 되지도 않았고 건강한 상태를 유지했다. 물론 식사량 제한으로 인한 영양 결핍을 방지하기 위해서 비타민과 미네랄은 보충 제공했다.”고 설명한다.

1차 테스트에서 동물들에게는 카인산(kainic acid)이 주입되었으며, 이는 글루탐산(glutamate)의 유사체로서, 신경 칼슘 분비를 보다 지속적으로 유도하는 효과를 지니고 있다. 설치류들의 경우, 카인산은 대뇌 측두엽 내 클루탐산염 수용체들의 과잉 활성을 야기하여 뇌 손상, 발작 그리고 신경 세포의 사멸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실험실에서는 대개 모의 간질용으로 사용이 된다.

이그나시오 아미고는 “실험 대상 동물들이 죽으면 안 되기 때문에 소량으로 조절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카인 산은 대조군 생쥐들에게 발작을 일으켰다. 하지만 칼로리 제한 그룹에게는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전의 실험들을 통해서, 미토콘드리아 칼슘의 섭취량이 증가하면 흥분성 독성에 대한 방지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에, 이번 모델의 경우에서는 체외에서도 가능한지 여부를 확인하기로 결정했다. 그에 따라 생쥐들의 뇌 미토콘드리아를 분리했고, 마찬가지로 임의 섭취 그룹과 40% 칼로리 제한 식단 그룹을 비교했다. 그리고 칼슘을 적당량 추가했을 때, 칼로리 제한 식단 그룹의 경우 미토콘드리아 칼슘의 흡수 수치가 매우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그 다음 단계는, 양 그룹 생쥐들의 미토콘드리아를 분리하여 ‘시클로스포린(cyclosporin)’을 주입했을 때 어떤 상황이 발생하는가를 알아보는 것이었다. ‘시클로스포린’은 칼슘 보존을 증가시키는 약물이다. 그러자 대조군의 미토콘드리아에서는 칼슘 흡수가 증가했으며, 반면 칼로리 제한 그룹에서는 아무런 변화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그나시오 아미고는 “미토콘드리아에 대한 ‘시클로스포린’의 효과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 약물은 ‘시클로필린 D(cyclophilin D)’라 불리는 단백질의 활동을 억제해서, 미토콘드리아 칼슘의 보존을 증가시키게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번 실험에서는 양 그룹 모두 ‘시클로필린 D’의 수치가 동일했다. 따라서 연구원들은, 생체 내에서 ‘시클로필린 D’의 활동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는 다른 단백질들의 수치를 측정해 보기로 결정했다.

이그나시오 아미고는 “칼로리 제한이 SIRT3이라 불리는 단백질 수치의 증가를 유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SIRT3은 ‘시클로필린 D’의 구조를 변형할 수 있다. ‘아세틸 이탈(deacetylation)’이라고 불리는 과정을 통해서 분자로부터 아세틸(acetyl) 그룹을 제거하고, ‘시클로필린 D’를 억제한다. 그러면 미토콘드리아는 더 많은 칼슘을 보존하게 되고, ‘시클로스포린’에 대한 반응이 둔화된다.”고 설명한다.

다른 연구 그룹들이 이미 찾아냈던 것과 마찬가지로, Redoxoma의 연구 팀 역시 칼로리 제한 설치류들의 미토콘드리아 내에서 ‘클루타티온 과산화효소(glutathione peroxidase)’, ‘클로타티온 환원효소(glutathione reductase)’ 및 ‘초과산화물 불균등화 효소(superoxide dismutase)’ 등 항산화 효소들의 증가를 발견했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이러한 결과들은, 몇몇 퇴행성 질병들의 발병 원인이 되는, 뇌의 산화성 스트레스의 관리 능력 향상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칼로리 제한이 신진대사 및 세포 신호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수많은 연구들이 IQ-USP에서 실행되어 왔다. 예비 자료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칼로리 제한으로 유도된 미토콘드리아 칼슘 전송의 변화는, 효과는 다르겠지만 뇌 이외의 여타 조직에서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이그나시오 아미고의 입장에서는, 이번 연구에서 밝혀낸 영양 간섭이 단백질 활동에 미치는 영향이 흥분성 독성으로 인하여 신경 세포가 손실되는 질병들의 치료 개발에 잠재적 목표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