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오키나와 주민들의 무병장수 비결
[기획] 오키나와 주민들의 무병장수 비결
  • 박서연 기자
  • 승인 2020.10.26 1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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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마을로 유명한 오키나와 주민들의 식단 구성에서 단백질 대비 탄수화물의 양이 ‘1:10’이었다.(ⓒ Getty Images Bank
장수마을로 유명한 오키나와 주민들의 식단 구성에서 단백질 대비 탄수화물의 양이 ‘1:10’이었다.(ⓒ Getty Images Bank

‘젊음의 묘약’이라는 보물을 찾아 나섰던 것은 시대와 대륙을 막론하고 항상 계속되어 왔지만, 특히 최근에는 동 중국해에 위치한 일본의 오키나와 제도가 바로 그 보물이 묻힌 장소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곳의 노년층 거주민들은 지구상 그 어느 곳의 사람들보다 긴 수명 기대치를 누리고 있으며, 더불어 이들 대부분은 노인이 되어도 놀랍도록 양호한 건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100세가 넘는 주민들의 수는 더욱 놀랍다. 오키나와에서는 인구 10만명 당 68명이 100세 이상이며, 이는 동일 표본 대비 미국의 세배가 넘는 수치이고, 같은 일본 내에서도 다른 지역 사람들에 비하여 100세 이상의 수명을 누릴 확률이 40%가 더 높다.

이렇다 보니, 그간 수많은 전세계의 과학자들이 오키나와 장수의 비밀을 밝히고자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주로 그들의 유전자와 생활 방식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그리고 최근 전세계 과학자들의 주목을 받은 흥미로운 요소는, 오키나와 주민들의 식단 구성에서 단백질 대비 탄수화물의 양이 ‘1:10’이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탄수화물의 대부분은 고구마였으며, 이는 오키나와 주민들의 주요 칼로리 소스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시드니 대학에서 영양과 노화를 연구하는 사만타 솔론-비에(Samantha Solon-Biet)는 “저 탄수화물, 고 단백질이 대세인 요즘 다이어트 추세와는 완전히 정반대였다.”라고 말한다. 

애트킨스(Atkins) 혹은 팔레오(Paleo) 등등 단백질 위주의 소위 ‘황제 다이어트’ 방식들은 살 빼기에는 효과적이지만, 정작 장기적인 건강 혜택에 관해서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 거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탄수화물 대 단백질의 비율이 10:1인 소위 오키나와 식단 구성이 무병장수의 비밀의 열쇠일까? 이 질문에 대하여 결론을 내리기에는 아직은 다소 이르기는 하지만, 수많은 연구들 특히 가장 최근의 인간 및 동물 대상 추적 연구 결과는 이러한 추정이 충분히 주목해야할 가치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다수의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저 단백질 고 탄수화물 식단은 암, 심장 질환 그리고 알츠하이머 등 각종 노화 관련 질병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다양한 생리적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오키나와 비율은 이러한 효과를 성취하는 최적의 균형 식단이라고 할 수가 있다.

이러한 조사 결과들의 대부분은 ‘오키나와 100세 연구(Okinawa Centenarian Study/OCS)’에서 발표하였으며, 이 연구소는 1975년에 창립되어 노인들의 건강 관련 연구들을 실행해오고 있다. OCS는 150개 이상의 섬들로 구성된 오키나와 현의 거주민들을 조사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2016년까지 1,000명의 100세 이상 해당 지역 거주민들을 조사했다.

오키나와 노년층이 놀라운 또 한 가지의 사실은, 가장 일반적인 노화 관련 효과들이 지연되면서, 이들 중 2/3 이상이 평균 97세까지 독립적인 생활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오키나와 노인들의 건강 수명이 길다는 것은 각종 질병 관련 조사를 통하여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100세 이상의 오키나와 노인들 대부분은 동맥에 석화 플러그(calcified plaque)가 축적되면서 발생하는 심장 마비 등의 심혈관 질환 징후들을 전혀 보이지 않는다. 아울러 이들 오키나와의 100세 이상 노인들은 여타 지역의 노인들에 비하여 암, 당뇨 그리고 치매의 발병률이 현저하게 낮다.

◆ 유전자의 축복

상기 결과들을 종합했을 때, 오키나와 거주민들이 놀랍도록 건강하다는 사실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유별나게 장수한다는 것은 무엇으로 설명이 될까?

알츠하이머나 심장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유전자 변형체인 APOE4가 오키나와 거주민들에게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Getty Images Bank)
알츠하이머나 심장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유전자 변형체인 APOE4가 오키나와 거주민들에게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Getty Images Bank)

유전자의 축복이 주요 원인들 중의 하나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형적 특성 때문에 오키나와 사람들은 역사적으로 오랜 기간 비교적 고립된 생활을 영위해 왔고, 덕분에 고유의 유전자 특성이 발현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예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나 심장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유전자 변형체인 APOE4가 오키나와 거주민들에게는 거의 없다고 하며, 동시에 신진대사 조절 및 세포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FOXO3 보호 유전자 변형체를 보유한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단기간의 예비 조사 결과이기 때문에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암 등 각종 노화 관련 질병들의 발병 위험이 감소한다는 것은, 오키나와 주민들의 독특한 유전자 구성이 그 원인일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전자의 축복만으로는 오키나와 거주민들의 장수 비결을 모두 설명하기에 부족함이 있어 보인다. 그들의 생활 방식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OCS의 발표에 따르면, 오키나와는 일본 전역에서 흡연율이 가장 낮은 지역이며, 주민 대다수가 농업과 수산업에 종사하기 때문에 신체 활동성이 매우 높다. 

아울러 지역 유대관계가 매우 견실해서 노년이 되어도 사교 활동을 매우 활발하게 유지한다는 점을 빼놓을 수가 없다. 사회적 유대는 도전적인 사건들에 대항하는 신체의 스트레스 반응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건강과 장수에 매우 큰 도움이 된다. 반면에 외로움은 하루에 담배 15개비를 피우는 것만큼이나 건강에 해롭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리고 주목해야할 매우 중요한 요인은 오키나와 주민들의 식단 구성으로서, 어쩌면 일반적인 다이어트에 대한 고정 관념을 바꿀 수도 있는 부분이다. 대부분의 아시아 사람들과는 다르게, 오키나와 사람들의 주식은 쌀이 아니라 고구마이다. 고구마는 17세기 초에 네덜란드와의 무역을 통해 오키나와에 처음 소개가 되었다고 한다. 

여기에 더해 오키나와 사람들은 참외의 일종인 ‘비터 멜론(bitter meon)’ 등등 녹색 및 황색 채소들과 다양한 콩류 제품들을 많이 섭취한다. 물론 오키나와 사람들도 돼지고기나 생선, 가금류 등의 육류를 섭취하기는 하지만, 전체 식단 구성에서 그 몫은 매우 적은 편이며, 대부분은 식물 기반으로 구성이 된다.

따라서 통상적인 오키나와식 식단은 노화방지제를 포함한 필수 비타민들과 미네랄들로 구성이 되며, 총 칼로리는 적은 편이다. 특히 패스트푸드들이 오키나와 섬을 공습하기 이전까지는, 오키나와 주민들의 평균 칼로리 섭취량은 건강한 성인들에게 권장되는 하루 칼로리 소비량보다 대략 11% 정도가 적었다고 한다.

바로 이 점을 근거로 일부 과학자들은 오키나와 스타일의 칼로리 제한 다이어트가 수명 연장에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증거라고 믿고 있는데, 사실 이 문제는 지난 1930년대 이후부터 지금까지 일부 의사들과 과학자들 사이에서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기도 하다. 소비 에너지의 양을 지속적으로 줄일 경우, 체중 감소 효과만이 아니라 수많은 건강 혜택들도 제공이 되며, 여기에는 노화 과정의 둔화도 포함된다는 것이 이 논쟁의 핵심이다.

통상적인 오키나와식 식단은 노화방지제를 포함한 필수 비타민들과 미네랄들로 구성이 되며, 총 칼로리는 적은 편이다.(ⓒ Getty Images Bank)
통상적인 오키나와식 식단은 노화방지제를 포함한 필수 비타민들과 미네랄들로 구성이 되며, 총 칼로리는 적은 편이다.(ⓒ Getty Images Bank)

이 논쟁과 관련하여 가장 신빙성이 있는 연구 하나를 소개하자면, 일반 원숭이에 비하여 칼로리소비를 30% 줄인 ‘레서스 마카크(rhesus macaques 아프리카-아시아 산 원숭이의 일종) 무리가, 20년간의 조사 기간을 통하여 노화 관련 질병들로 인한 사망 비율이 무려 63%가 감소했다. 아울러 이들의 털은 노년기에도 회색으로 변하지 않고 윤기가 살아 있었으며, 주름살도 현저하게 적어 전체적으로 젊은 외관을 유지했다. 

인간의 긴 수명이라는 현실적인 제한으로 인하여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장기간의 임상 테스트를 실행할 수는 없기 때문에, 칼로리 제한이 인간의 수명에 미치는 효과가 완전하게 입증되었다고는 할 수가 없다. 하지만 최근 ‘미국 국립 노화 연구소(US National Institute on Aging)’가 후원한 2년 기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칼로리 제한 다이어트를 실행했던 참가자들이 혈압 및 콜레스테롤 수치 저하를 포함하여 전반적인 심혈관 건강 지표들이 개선되었다. 

칼로리 제한 다이어트가 수명 연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여전히 분명하지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몇 가지 잠재적인 메커니즘들은 설명이 가능하다. 한 가지 가능성은 칼로리 제한이 세포의 신호 체계를 변경한다는 것으로서, 이로 인하여 신체가 에너지 자원 보존과 DNA 보수 등의 유지에 보다 더 전념하게 되면서, 생성과 재생산에는 소홀하게 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신진대사의 유해 부산물로 야기되는 산화 스트레스(oxidative stress)가 제한되면서, 세포 손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 오키나와식 식단의 건강 혜택들은 칼로리 제한 효과에서 그치지 않아

시드니 대학의 사만타 솔론-비에는 동물들의 노화 과정에 식단 구성(단지 분량이 아닌)이 미치는 영향에 관련되는 일련의 연구들을 진행했으며, 그녀의 연구 팀은 다양한 종에 걸쳐서 고 탄수화물, 저 단백질의 식단 구성이 수명 연장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일관되게 발견했다. 

그녀의 가장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 탄수화물-저 단백질의 식단 구성은 일부 뇌의 노화 징후들도 감소시킨다. 그리고 놀라운 사실은, 그녀의 연구 팀이 찾아낸 최적 비율이 소위 ‘오키나와 비율’이라 불리는 탄수화물 10 : 단백질 1과 일치했다는 점이다.

오키나와 주민들의 놀라운 건강 지표는, 운을 포함하여 여러 가지 요인들이 한 지점에서 교차하는 합류 효과(confluence)로 여러 가지 요인들이 특정 방식으로 상호 작용을 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Getty Images Bank)
오키나와 주민들의 놀라운 건강 지표는, 운을 포함하여 여러 가지 요인들이 한 지점에서 교차하는 합류 효과(confluence)로 여러 가지 요인들이 특정 방식으로 상호 작용을 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Getty Images Bank)

사만타 솔론-비에는 “아직까지는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대조 임상 실험들이 실행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비슷한 결론이 도출되었던 전세계에 걸친 역학 조사 결과들을 눈 여겨서 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오키나와 이외의 장수 지역들 역시, 해당 지역 주민들의 식단 패턴에서 단백질의 비율이 매우 낮았다. 예를 들면 파푸아 뉴기니의 작은 섬에 거주하는 키타반(Kitavans) 주민들과 남미 거주 볼리비아 언어 사용자들인 시멘(Tsimane) 사람들, 그리고 지중해식 식단을 소비하는 사람들을 꼽을 수 있다.”고 말한다.

정확한 메커니즘의 실체는 여전히 불분명한 상황이지만, 칼로리 제한과 마찬가지로 저 단백질 구성 식단은 세포의 보수 및 유지 능력 증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캘리포니아 대학 데이비스 캠퍼스(University of California, Davis)의 카렌 라이언(Karen Ryan)은 “아미노 산이 감소하게 되면 세포들은 새로운 단백질을 합성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단백질을 재사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러한 변화는 세포 내에 노화와 연결되는 손상된 단백질의 축적을 방지할 가능성이 있다. 손상된 단백질이 축적되면 대개 수많은 질병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저 단백질 식단을 꾸준하게 섭취한다는 것은, 다르게 표현하면 일종의 정기적인 청소를 통한 예방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우리 모두가 오키나와식 식단을 따르는 것이 좋을까? 카렌 라이언은 이 질문에 대해 “꼭 그렇지는 않다.”라면서, 65세 이전까지는 저 단백질 식단의 섭취가 신체의 손상 감소 및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들이 많았다고 지적한다. 

그녀는 이어서 “하지만 65세 이후부터는 단백질 섭취량을 늘렸을 때 얻는 건강 혜택이, 잃는 손실보다 많다. 최적의 영양 밸런스는 인생 전체를 통해서 차츰 바뀌어 간다. 또 어느 한 연구 결과에서 단백질과 탄수화물의 적절 비율을 입증했다는 것은 사실상 아무런 의미가 없다. 구성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단백질 혹은 탄수화물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아야 한다. 예를 들자면 육류가 아닌 식물 기반 단백질 식품의 비율이 높으면, 고 단백질 식단이라 하여도 건강에 해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아마 오키나와 주민들의 수명이 긴 것은, 고 탄수화물-저 단백질이라는 식단 구성 때문이 아니라, 과일과 채소를 많이 섭취하기 때문일 것이다.”고 말한다.

카렌 라이언은 마지막으로 “오키나와 주민들의 놀라운 건강 지표는, 운을 포함하여 여러 가지 요인들이 한 지점에서 교차하는 합류 효과(confluence)라고 칭하고 싶다. 여러 가지 요인들이 특정 방식으로 상호 작용을 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요소들 하나하나부터 일단은 충분히 이해를 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 후에는 상호 작용에 대한 수많은 연구와 조사를 매우 오랜 기간 실행해야만, 소위 ‘젊음의 묘약’의 진정한 레시피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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