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기반 다이어트가 장 건강에 미치는 효과
식물 기반 다이어트가 장 건강에 미치는 효과
  • 박서연 기자
  • 승인 2020.10.21 1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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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이 풍성한 식단을 섭취하면 식품을 매개로 한 질병 감수성이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Getty Images Bank)
식물이 풍성한 식단을 섭취하면 식품을 매개로 한 질병 감수성이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Getty Images Bank)

펙틴(pectin)이 풍성한 식단을 섭취한 생쥐들이 일반적인 식단을 섭취한 생쥐들에 비해 맹장 내의 박테리아 수가 100배 정도 적어서 식품 매개 질병 감수성이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UT 사우스웨스턴 메디컬 센터(UT Southwestern Medical Center)’의 연구진에 따르면, 식물이 풍성한 식단을 섭취한 생쥐들은 병원균으로 인한 위장염의 감수성이 적었으며, 여기에는 현재 조사중인 배추 상추에 널리 퍼진 대장균이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혈 설사와 구토 증세를 보이면서 결국 결장을 쇠약하게 만들고 치명적인 염증을 유발하는 이 대장균은 EHEC라고 불리며, 매년 전 세계적으로 발발하는 일부 식품 매개 질병들의 원인으로 손꼽힌다.

UT 사우스웨스턴 메디컬 센터의 미생물 및 생화학 교수인 바네사 스페란디오(Vanessa Sperandio) 박사는 “식물 기반 식단이 일반 서구식 식단에 비하여 장 건강에 좋은가 여부에 대해서는 그간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있었다. 서구식 식단은 대부분 오일과 단백질이 많고 과일과 채소가 비교적 적다. 그런데 식물 기반 다이어트에는 펙틴 함유량이 높다. 펙틴은 과일과 채소에 많은 젤 타입의 물질인데, 장내 미생물군이 소화 과정에서 갈락투론산(galacturonic acid)로 전환시킨다. 그리고 이 갈락투론산은 EHEC의 독성을 억제하는 기능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바네사 스페란디오 박사는 “EHEC의 발발이 전 세계 공중 보건에 중요한 이유는, 출혈성 대장염(hemorrhagic colitis)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소아와 노인들의 경우에는 출혈성 대장염에 걸리면 쇠약 단계를 거쳐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가 있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녀는 다시 이어서 “이번 연구를 통해서 발견한 첫 번째 사실은, 건강에 이로운 대장균과 EHEC 같은 병원성 대장균은 서로 다른 당분을 영양분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이 두 종류의 대장균들은 진화 과정을 거치면서 동일한 에너지 소스를 놓고 경쟁하는 것을 피하게 된 것으로 추정이 된다.”고 말했다.

식물 기반 다이어트는 펙틴 함유량이 높기 때문에 EHEC의 독성을 억제한다.(ⓒ Getty Images Bank)
식물 기반 다이어트는 펙틴 함유량이 높기 때문에 EHEC의 독성을 억제한다.(ⓒ Getty Images Bank)

또 “두 번째로 발견한 사실은, 식이성 펙틴이 병원성 EHEC가 더 강한 독성으로 변하는 경로를 차단한다는 것이다. 부연 설명을 하자면, 당산(sugar acid)이 고갈되면 병원균은 마치 스위치를 켜듯이 생존 전략을 수정한다. 갈락투론산을 자양분으로 사용하는 대신에, 전염성 박테리아가 이를 신호전달 경로로 채용해서 EHEC 및 유사 박테리아들의 독성을 증가시키는데, 여기에서는 TS33가 마치 주사기와 같은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약 1주일간 펙틴을 공급받았던 생쥐들이 감염을 이겨냈다. 감귤 껍질로 5%의 추가 펙틴을 공급받았던 6마리 생쥐들의 결장을 일반 식단을 제공받았던 4마리 생쥐들의 결장과 비교한 결과, 펙틴을 공급받은 생쥐들의 감염률이 현저하게 낮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생쥐들의 내장 박테리아 양은 매일 대변 체크를 통하여 측정하였으며, 실험이 종료되는 시점에서는 맹장의 박테리아 양을 분석했다.

연구원들에 따르면 펙틴이 풍성한 식단을 제공받았던 생쥐들의 맹장에는 박테리아의 수가 대략 10,000개였으며, 이에 반하여 일반 식단을 제공받았던 생쥐들의 맹장에는 박테리아의 수가 대략 1백만 개가 넘었다. 바네사 스페란디오 박사는 펙틴 그룹 생쥐들의 증상이 적었으며, 아울러 5%의 추가 펙틴이 병원균의 독성 발현 활성화를 방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있다.

그녀는 결론적으로 “이 결과를 인간에 적용하기에는 아직은 무리이다. 향후에 장질환이 발달하는 과정을 좀 더 이해하게 된다면 이를 감소시킬 전략도 개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단은 최소한 이런 그람 음성 병원균(gram-negative pathogens) 때문에 발현되는 증상들에 대한 새로운 백신이나 신약의 개발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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