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코로나 시대, 먹는 것에 지나치게 신경 쓰지 마라
[기획] 코로나 시대, 먹는 것에 지나치게 신경 쓰지 마라
  • 이다현 기자
  • 승인 2020.08.04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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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공포증이 압도하는 문화 속에 살면서, 우리는 알게 모르게 ‘무엇을 먹어라’와 ‘무슨 운동을 하라’는 무언의 압박 혹은 강요를 받고 있지만 초유의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이제 우리는 그 무언의 압박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Getty Images Bank)
지방 공포증이 압도하는 문화 속에 살면서, 우리는 알게 모르게 ‘무엇을 먹어라’와 ‘무슨 운동을 하라’는 무언의 압박 혹은 강요를 받고 있지만 초유의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이제 우리는 그 무언의 압박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Getty Images Bank)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아무래도 먹는 양은 늘고 운동은 덜하게 될 수가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체중 걱정을 하는 것은 그리 바람직한 현상으로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 때문에 자신의 삶과 건강을 되돌아볼 기회가 생겼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는 것이다.

트위터나 블로그 같은 SNS부터 각종 건강 의학 관련 기사나 칼럼들은 거의 한결같이 가정에서 실행하는 간단한 운동 방법 소개부터 시작하여 홈 쿠킹, 체중 관리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여유 시간이 많은 상황에 놓이게 되면, 우리는 몰두할 무엇인가를 찾게 되어 있고, 지금 시기는 대체적으로 그 대상이 건강 관련 이슈들이다. 그런데 문제는 불안감에서 출발한 건강 의식이라는 점이다. 

인간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음식 섭취를 통하여 위로를 구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본능이기 때문에, 코로나 시기에 맛있는 음식을 갈구하는 자기 자신을 책망하거나 일종의 죄의식을 갖는 것은 심하게 표현하자면 “한심한 노릇”이다. 반대로 그간 우리는 상당 기간, 스크린 속의 날씬한 모델들과 끝없이 쏟아지는 각종 질환 예방의 특효 성분 광고들에 길이 들어져 버린 것이기도 하다. 

물론 코로나가 없는 일상 속에서라면 약간의 체중 및 건강 걱정은 별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지방 공포증(fat-phobic)’이 압도하는 문화 속에 살면서, 우리는 알게 모르게 ‘무엇을 먹어라’와 ‘무슨 운동을 하라’는 무언의 압박 혹은 강요를 받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초유의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이제 우리는 그 무언의 압박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신경을 쓰지 말자는 의미가 아니라, 결정의 주체가 나 자신이 되고 체중 관리의 자율 통제권을 확보하자는 뜻이다. 음식은 기피 대상이 아니라, 더 깊이 알고 친해져야 하는 둘도 없는 삶의 동반자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 그리운 옛 맛, 어머니가 해 주시던 음식

심리적으로 불안감이 지배할 때 우리는 특정 음식을 평소보다 더 많이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그것이 정상이다. 

음식을 심리적 대응기제로 사용하는 것은, 그 효과가 단기간 밖에 지속되지 않고, 결국 건강을 해치게 된다.(ⓒ Getty Images Bank)
음식을 심리적 대응기제로 사용하는 것은, 그 효과가 단기간 밖에 지속되지 않고, 결국 건강을 해치게 된다.(ⓒ Getty Images Bank)

직관적 섭식(intuitive eating)의 전문가이자 공인 영양사인 휘트니 카탈라노(Whitney Catalano)는 “불안할 때 인간은 대체적으로 친숙한 대응기제를 사용하게 되는데, 그 중에는 먹는 것도 포함이 된다. 코로나 시대는 그 누구도 예상조차 할 수 없었던 상황이다. 따라서 심리적 대응기제가 발동하여 안전한 것을 찾게 되어 있고, 평소 친숙했던 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비정상적인 시기에 정상을 추구하는 자연스러운 행동이다.”라고 설명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음식을 통하여 심리적 안정을 추구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에 기인한다. 일단 맛있는 음식은 순간적으로 뇌에 쾌락을 선사한다. 그리고 두 번째는 접근 용이성, 즉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자가 부양(self-care) 방식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비용이 적게 드는 대표적인 자가 부양 도구들의 예를 들자면, 친구와 수다 떨기, 공원에서 조깅하기, TV 드라마 혹은 스포츠 시청 등등이다. 여하튼 코로나 시대에 일부 계층을 제외하고 대부분은, 돈이 많이 드는 자가 부양 도구는 논외가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휘트니 카탈라노 영양사의 권고안은 무엇일까? 

“무슨 방법을 사용하던 자기 자신을 안락하게 부양하는 것은 중요하다. 특히 음식은 즐겁게 먹고 기왕이면 영양도 생각해야 된다. 그런데 만약 코로나 시기가 예상보다 오래 더 진행이 된다면, 불안 관리를 위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는 음식에 의존하는 것을 줄이는 것도 포함된다. 음식을 심리적 대응기제로 사용하는 것은, 그 효과가 단기간 밖에 지속되지 않고, 결국 건강을 해치게 된다.”

◆ 다이어트는 통계적으로 역효과가 더 많다

휘트니 카탈라노 영양사는 “다이어트는 자기 신체의 통제권을 직접 발휘한다는 점에서 참으로 좋은 방법이다. 단순하게 신체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방식 전체의 변화까지 어우러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코로나처럼 불안감이 증폭되는 시기의 새로운 도전 플랜이 될 수도 있다.”라고 말한다.

감정이 불안 위주로 구성이 되면, 그 증상이 바로 음식 섭취로 드러난다.(ⓒ Getty Images Bank)
감정이 불안 위주로 구성이 되면, 그 증상이 바로 음식 섭취로 드러난다.(ⓒ Getty Images Bank)

그런데 문제가 있다. 다이어트는 통계적으로 지속적인 결과를 도출하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2013년에 ‘사회 심리학 동향(Social and Personality Psychology Compass)’ 저널에 게재되었던 한 리뷰에 따르면, 다이어트의 체중 감량 및 지속 효과를 관찰한 결과, 참가자들 대부분이 실행 5년 이내에 다이어트를 포기하고 본래의 체중으로 돌아가거나 오히려 체중이 전보다 더 증가했다.

그리고 2020년 4월 ‘BMJ’ 저널에 게재되었던 메타 분석 결과에 따르면, 각종 다이어트 방식들을 121번에 걸쳐 임상 실험한 결과, 참가자들이 6개월 이내에는 대부분 체중이 감소하고 심장 건강이 개선되었지만, 12개월이 경과한 후에는 체중 및 심장 건강 모두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휘트니 카탈라노 영양사는 “섭취 제한은 장기적으로 오히려 과식을 유도하는 경향이 있다. 먹는 음식의 종류와 양에 집착하면 할수록, 자신도 모르게 무엇인가가 더 먹고 싶어진다는 것을 대부분 자각하지 못한다. 특히 다이어트를 몇 번 시도했고 그 결과가 지속되지 못했던 사람들은, 지금의 코로나 시기처럼 지루함과 불안감이 동시에 몰려올 경우, 이것이 과식의 방아쇠가 될 위험이 높은데, 그 근저에는 장기적인 섭취 제한의 경험이 자리잡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이어 “음식 자체는 불편한 대상이 절대로 아니다. 정말로 불편한 것은 나 자신의 감정인 것이다. 이 감정이 불안 위주로 구성이 되면, 그 증상이 바로 음식 섭취로 드러난다.”고 덧붙였다.

◆ 머리보다 입을 따르라

평소에 어느 건강 전문가가 “너무 신경을 쓰지 말고 먹고 싶은 것을 먹어라”고 했다면 의아할 수 있다. 

팟캐스트 ‘RD 리얼 토크’의 진행자이자 공인 영양사인 헤더 카플란(Heather Caplan)은 “요즘 같은 시기에는 충분히 먹는 것이 맞다. 건강식에 신경을 쓰고 다량 영양소의 균형부터 칼로리 체크 등등, 평소에는 저도 고객들에게 권하는 사항들이지만, 지금은 아니다. 지금은 신체는 물론 심리적인 건강이 정말 중요한 시기이다. 당장 실직과 내 가정의 빈곤층 추락 위험이 눈앞에 있는데, 균형 식단과 칼로리 체크?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이때다 싶어서 각종 면역력 강화 다이어트 프로그램 혹은 식품의 홍보가 넘쳐나고 있다. 이 세상에 단기적으로 그런 효과가 있는 다이어트 방식이나 식품은 없다. 그런 것들은 평소에 챙겨야 하는 사항들이고, 다시 나가 일을 하려면, 지금은 내 형편 범위 이내에서 충분히 에너지를 섭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운동이 부족해도 근육이 기억한다

평소 규칙적인 운동이 몸에 배어 있던 사람들에게는, 요즘 같은 시기에 헬스클럽에 자주 가지 않거나 신체 활동량이 다소 줄어든 것에 대하여 불안감이 몰려올 수가 있다. 특히 젊은 계층에서는 에너지를 쏟아 부을 무엇인가가 본능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운동을 시작했던 이유가 무엇이든, 궁극적으로는 심신 모두의 관리가 가장 큰 목적이 되어서 삶의 일부로 자리를 잡아야 한다.(ⓒ Getty Images Bank)
운동을 시작했던 이유가 무엇이든, 궁극적으로는 심신 모두의 관리가 가장 큰 목적이 되어서 삶의 일부로 자리를 잡아야 한다.(ⓒ Getty Images Bank)

운동선수들을 주 고객으로 상대하면서 그녀 자신도 러너인 헤더 카플란(Heather Caplan) 영양사는 “예전처럼 규칙적인 운동을 할 수 없더라도 생활 속에서 신체 활동량을 조절하면 된다. 조깅, 산책, 러닝, 댄스는 언제든 실행할 수 있고, 또 근래에는 유튜브에 가상 피트니스 강좌가 매우 많다. 굳이 사람이 많이 모여 함께 땀을 흘리는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신체 활동들을 불안감이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대응기제로 사용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이어 “특정 부위 근육의 기능을 유지해야 하는 프로 운동선수가 아니라면 규칙이나 플랜에 너무 매달릴 필요가 없다. 건강관리에는 하루 꼭 몇 킬로미터를 뛰어야 한다는 등의 규칙이 없다. 오히려 평소에 고강도 운동을 주로 실행하던 사람들이라면, 몇 주 혹은 몇 달 정도 잠시 벗어나 있는 것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신체에 회복기를 제공한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뉴저지 소재 ‘정밀 스포츠 기능(Precision Sports Performance)’의 설립자이자 근력 관리 전문가인 메그 퍼스토스(Meg Furstoss)는 “2~3주 혹은 길게 한 달 정도는 열차에서 잠시 내려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우리에게는 놀랍게도 ‘근육 기억(muscle memory)’이라는 훌륭하고 고마운 메커니즘이 있다. 다시 평소 루틴으로 돌아가면, 아마 스스로 깜짝 놀라게 될 것이다. 순식간에 예전의 피트니스 레벨을 되찾게 된다.”고 조언했다.

또 헤더 카플란 영양사는 심리적인 면을 간과하지 말라며 “운동을 왜 하는가를 자문할 필요가 있다. 몸매 관리, 칼로리 연소, 체중 조절? 이런 이유들로 운동을 시작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계속 그런 이유로 운동을 해서는 안 된다. 그러다 기대보다 체중이 별로 안 줄어들면, 운동을 기피하게 될 수가 있다. 운동을 시작했던 이유가 무엇이든, 궁극적으로는 심신 모두의 관리가 가장 큰 목적이 되어서 삶의 일부로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 세트 포인트(Set Point)

‘요즘 같은 때 충분히 먹는 것이 나중에도 습관이 되면 어쩌나?” “이러다 혹시 다시 살이 찌면 어쩌나?” 등등의 걱정이 앞설 수도 있다. 그리고 실제 그럴 수가 있다. 하지만 의학계의 전망 그대로라면, 향후 1년 정도 전후하여 백신이 나올 것이고, 다시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그리고 코로나 기간에 각자의 ‘세트 포인트(set point)’를 통해서, 신체는 본래의 체중을 유지하기 위하여 급등과 급락 모두를 제어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체중의 변화는 건강의 변화를 알리는 지표이지만 건강의 위험을 측정하는 도구가 체중 하나만은 아니다.(ⓒ Getty Images Bank)
체중의 변화는 건강의 변화를 알리는 지표이지만 건강의 위험을 측정하는 도구가 체중 하나만은 아니다.(ⓒ Getty Images Bank)

휘트니 카탈라노 영양사는 “코로나 기간 동안에 어느 정도 체중이 증가하였다고 하더라도,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 기간 동안에 자신이 마주한 가장 큰 불행이 몇 킬로그램 정도 체중이 증가한 것이라면,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야 된다. 지금 지구촌 모든 사람들의 일상 루틴, 생활 습관, 심지어 삶의 질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본인과 주위 가까운 사람들이 COVID-19에 노출되지 않았다면, 당신은 이미 행운 열차의 티켓을 받은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헤더 카플란 영양사는 “체중의 변화는 분명히 건강의 변화를 알리는 지표다. 하지만 건강의 위험을 측정하는 도구가 체중 하나만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2019년 ‘미국 임상 영양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소개되었던 한 리뷰에 따르면, 비만인 사람들 중에서도 전반적인 건강 특히 신진대사 기능에 별다른 문제가 없는 사람들이 대략 35%였다.

2016년 ‘미국 의학 협회(American Medicine Association)’ 저널에 게재되었던 한 연구에서는, 40년간에 걸쳐 총 10만 명의 덴마크 성인들을 관찰했는데, 그 결과 비만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의 사망률이 가장 낮았다. 다시 말하자면, 체중과 건강의 관계는 한두 마디로 설명할 수가 없는 상당히 복잡하고 어려운 난제이며, 과학적으로 완전하게 이해 혹은 입증을 하려면 앞으로도 갈 길이 멀다는 이야기다.

◆ 각자 최선을 다하자

굳이 결론을 내리자면, 적어도 코로나 기간이 종료될 때까지는, 먹는 것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 좋다. 

COVID-19라는 전인미답의 혼란 속에서 준수해야할 방역 가이드라인이 국가별로 존재하고, 이 기간에 맛있는 음식은 분명히 일시적인 위안거리가 될 수 있다. 헬스클럽에 가거나 동료들과 농구를 할 수는 없더라도, 혼자서 자전거를 탈 수도 있고, 각종 혼자 할 수 있는 가벼운 운동들은 얼마든지 있다. 

결국은 각자의 건강한 상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고, 무엇보다 지금이 자신의 신체가 가진, 생각보다 놀라운 능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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