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이 맥주보다 건강에 좋을까?
와인이 맥주보다 건강에 좋을까?
  • 박서연 기자
  • 승인 2020.03.2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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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과 맥주는 심장 질환 발병의 위험을 낮춘다는 측면에서는 별로 다르지 않다.(ⓒ Getty Images Bank)
와인과 맥주는 심장 질환 발병의 위험을 낮춘다는 측면에서는 별로 다르지 않다.(ⓒ Getty Images Bank)

다른 술보다 와인이 건강에 더 좋다고 믿는 사람들을 우리는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1980년대 초반, 미국의 과학자들은 프랑스인들이 과다한 포화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함유된 식사를 하면서도 미국인보다 심장병 발병률이나 조기 사망률이 낮다는 것에 주목했다. 이어서 ‘프렌치 패러독스’라 불렸던 이 상황을 해명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하였고, 주요 원인으로 와인이 부상하기 시작했다.

과학자들은 전통적인 지중해식 다이어트의 구성 요소인 적당량의 와인 섭취가 낮은 발병률 및 높은 기대 수명과 관계가 있다고 보았다. 

1992년 ‘란셋(The Lancet)’에 게재되었던 한 연구에서는, 와인 및 여타 알코올이 동맥 경화를 방지 내지는 감소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당시의 많은 연구들은 맥주보다는 와인을 마시는 사람들의 사망 위험이 낮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리고 포도 내의 화합물질들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던 한 연구에서는, 와인을 건강에 유익하도록 만드는 대표적인 원천으로서 폴리페놀, 정확하게는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을 지목했다. 레스베라트롤은 화이트 와인보다는 레드 와인에 다량 함유되어 있는데 레드 와인이 여타 알코올 음료들 보다도 건강에 좋다는 믿음은 이에 기인한 것이다.

2006년 덴마크의 식료품 구매 현황을 조사했던 한 연구에서는 와인을 구매한 사람들이 맥주를 구매한 사람들에 비하여 과일, 야채 및 기타 건강에 유익한 식품을 더 많이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전문가들로 하여금 일반적으로 와인 소비자가 맥주 소비자보다는 식생활이 건강하다는 추측을 가능케 한다. 만약 사실이라면, 와인에 관련된 수많은 건강 혜택을 단번에 설명할 수가 있게 된다.

하지만 보다 최근에 식단과 여타 생활 방식의 변수들을 통제한 상태에서 진행했던 한 연구에서는, 적당량의 맥주 소비(여성은 하루 1캔, 남성은 하루 2캔 기준)는 와인을 소비한 것과 동일한 건강 혜택을 제공한다고 결론 내렸다.

그와 동시에, 다수의 연구들을 통해서 치즈와 포화 지방 및 콜레스테롤이 함유된 일부 여타 식품들이 심장 질환과 조기 사망 위험률을 높이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와인을 건강식품의 대명사 자리에 올려놓았던 ‘프렌치 패러독스’에 금이 가게 된다.

적당량의 맥주는 와인을 소비한 것과 동일한 건강 혜택을 제공한다.(ⓒ Getty Images Bank)
적당량의 맥주는 와인을 소비한 것과 동일한 건강 혜택을 제공한다.(ⓒ Getty Images Bank)

그리스 ‘하로코피오 대학(Harokopio University)’ 영약학과의 데모스텐스 파나기오타코스 (Demosthenes Panagiotakos) 교수는 와인과 맥주가 심장 건강에 미치는 장기간의 효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와인과 맥주는 인간의 심장 질환 발병 위험을 낮춘다는 측면에서는 별로 다르지 않다고 한다. 

“이전에는 알코올음료들 중에서 레드 와인에 대해서만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지만, 근래에는 역학 연구들과 임상 실험들을 통해서 맥주도 효능이 비슷하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최근에는 특별한 유형의 맥주들은 레드 와인보다 건강에 더 좋을 수도 있다는 증거가 제시되기도 하였다. 

2016년에 와인 경제학(Wine Economics) 저널에 게재되었던 한 연구에서는 3만 명 이상의 미국인들 대상으로 소비 습관과 건강 결과에 대하여 분석했다. 

식단의 질과 스트레스 및 기타 변수들을 감안한 분석 결과, 수제 맥주(craft beer)를 구매해서 적당량을 마시는 사람들이 다른 알코올음료를 섭취하는 사람들에 비하여 심장 질환 및 제2형 당뇨병의 발병 확률이 낮았다. 

이 연구에 참여했던 캘리포니아 폴리텍 주립 대학(California Polytechnic State University)’ 영농과의 마이클 맥컬로 (Michael McCullough) 교수는 “레드 와인보다 효과가 근소하게 더 컸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매크로 비어(macro beer/버드와이저와 같은 非수제 맥주들)’를 마시는 것이 심장 질환이나 당뇨병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증거가 빈약했다”고 말했다.

마이클 맥컬로 교수는 이어 “수제 맥주들은 대개 살균 및 여과 처리를 하지 않기 때문에, 양조 맥주들에 비해서 식물성 화합물, 이스트, 박테리아, 비타민, 미네랄 그리고 기타 건강에 유익한 구성 요소들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하지만 건강 효과에 대하여 다른 유형의 알코올음료들과 비교를 끝마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라이트’ 유형이 아닌 일반 매크로 비어도 수제 맥주만큼 건강에 유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담은 연구를 진행 중이다. 

“라이트 유형의 매크로 비어를 사람들이 많이 마시는 이유는 아마도 칼로리가 적기 때문인 것 같다. 어찌됐든 과음은 심장과 간 그리고 뇌의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에는 “어떤 알코올음료도 건강에 좋다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주장이 있었다. 

2018년에 ‘란셋(The Lancet)’에 게재되었던 한 연구가 특히 주목을 받았는데 연구에 의하면 알코올은 일체 안전하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이런 결론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또 맥컬로의 연구를 포함한 지금까지의 많은 연구들은 적당량의 알코올 소비는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가 입증됐다.

후일, 특정 유형의 알코올음료가 다른 유형들에 비하여 건강에 보다 유익하다고 판명될 수도 있기는 하지만, 무엇이 챔피언이라고 단정하기에는 아직은 이른 느낌이다. 와인보다 맥주를 선호하는 애주가라면, 굳이 사랑하는 맥주 거품을 포기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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