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을 불가피하게 만드는 유전자 변형
비만을 불가피하게 만드는 유전자 변형
  • 김서현 기자
  • 승인 2019.11.20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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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키린B 유전자 변이가 비만 초래
안키린B 유전자 변이가 비만을 초래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Getty Images Bank)
안키린B 유전자 변이가 비만을 초래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Getty Images Bank)

현대인들을 괴롭히는 비만의 일부는 유전자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립과학원회보’에 게재된 연구에서 듀크대 의대팀은 ‘안키린B’(ankyrin-B)라고 불리는 유전자가 변형되면 사람들의 체중을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유전자 변형은 지방세포가 정상보다 포도당을 더 빨리 빨아들이게 하는데 몸집을 두 배 이상으로 불리게 만든다. 여기에 노화대사나 고지방 식단이 추가되면 비만은 거의 불가피하게 된다.

안키린B 변종, 비만 확산의 원인일 수도

이 연구의 수석저자인 듀크대 의대 생화학과 반 베넷 교수는 “이 유전자는 기근이 닥쳤을 때 선조들이 에너지를 저장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음식이 넘쳐나는 현대에는 안키린B 변종이 안 그래도 많은 비만을 더 확산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베넷 교수는 30년도 더 전에 안키린B 단백질을 처음 발견했다. 안키린B는 모든 신체 조직에 존재하며 닻처럼 세포막의 안쪽에 중요한 단백질을 묶는다. 연구진은 안키린B 결함을 자폐증, 근위축증, 노화, 당뇨, 불규칙한 심장박동을 포함한 많은 인간 질병에 연관시켜 생각했다. 

그리고 몇 년 전, 베넷 실험실의 제인 헤일리는 안키린B의 돌연변이로 인한 심장부정맥을 가진 쥐들이 보통 쥐들보다 더 뚱뚱하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그녀는 일반적인 두 가지 안키린B 변형 유전자를 가진 쥐 모델들을 만들었다.

당시 실험실의 다마리스 로렌조는 이 실험쥐들이 칼로리를 에너지로 태워 다른 조직에 보내는 대신, 지방세포에 가둬둠으로써 빨리 뚱뚱해지는 것을 발견했다. 이 연구결과는 2015년 임상조사저널에 실렸다.

비만인 중 일부는 유전자 때문이다.(ⓒ Getty Images Bank)
비만인 중 일부는 유전자 때문이다.(ⓒ Getty Images Bank)

하지만 베넷 연구팀은 여전히 이 유전자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몰랐다. 베넷 교수는 “비만의 상당 부분이 식욕과 뇌에 존재하는 식욕조절센터가 원인이라는 것이 이 분야 사람들의 공통된 믿음이다. 하지만 뇌만이 문제가 아니라면 어떻게 될까?”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로렌조 박사는 쥐의 지방조직에 있는 안키린B 유전자를 완전히 제거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실험을 여러 번 반복했다. 결과 안키린B를 제거한 쥐들은 정상쥐와 같은 양의 식사와 운동을 했음에도 전처럼 살이 쪘고, 에너지를 저장하는 백혈구 세포는 크기가 두 배로 커졌다. 게다가, 쥐들은 나이가 들거나 고지방식을 먹었을 경우 체중이 증가했다.

로렌조 박사는 “우리는 지방세포의 지질 축적량이 증가하면서 간과 근육으로 ‘넘어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 조직들 속에 비정상적으로 지방이 축적되면서 염증과 제2형 당뇨병의 특징인 인슐린에 대한 반응의 중단이 발생했다. 

“이와 비슷한 현상들이 인간에게도 자주 발생하고, 그것이 비만이 우리의 건강에 그렇게 해로울 수 있는 이유다”

안키린B를 제거하거나 변형시키면 글루트4 역학관계가 변해

실험을 여러 차례 실시한 뒤, 로렌조 박사는 안키린B를 제거하거나 변형시키면 포도당이 지방세포로 들어갈 수 있게 하는 단백질인 글루트4(Glut4)의 역학관계가 변했음을 증명했다. 그 결과, 수문이 열려 포도당이 정상세포보다 더 빨리 세포로 흘러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로렌조 박사는 만약 사람에게도 안키린B의 변이가 같은 메커니즘을 불러올 것인지 궁금했다. 안키린B의 변종은 백인 1.3%,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8.4%에서 발견되며, 미국에서만 수백만 명이 갖고 있다. 

그녀는 이 변종들을 운반하는 지방세포를 배양했고 이 지방세포들도 포도당을 빠르게 빨아들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베넷 교수는 “우리는 쥐가 더 먹지 않고도 비만이 될 수 있고, 그런 체중증가를 설명할 수 있는 근본적인 세포 메커니즘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면서 “이 유전자는 우리가 체중을 통제하기 위해 자신이 먹는 칼로리 종류를 관찰하고 더 많은 운동을 해야 하는 사람들을 식별할 수 있게 해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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